맛있는 요리/먹고 마시는 것들의 역사

두부면 요리 순두부찌게 끓이는 법, 두부 그 고소함과 건강함의 역사

율이파더 2021. 2. 2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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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면 요리 순두부찌게 끓이는 법, 두부 그 고소함과 건강함의 역사

 

 

고기 이외의 단백질 원으로 우린 두부를 흔희 이야기하곤 한다. 채식 주의자에겐 가장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하고 맛 또한 좋아서 채식을 하는 사람이건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부를 좋아한다. 예전엔 주로 음식의 부재료로 많이 쓰이던 두부가 요즘은 식문화의 발전으로 인해 당당히 주재료로써 사랑을 받고 있다.

  본인도 두부를 좋아한다. 항상 두부가 냉장고에 대기중이다.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지 1달 정도 되었다. 저녁을 6시 이전에 먹은 뒤 18시간 정도를 공복 상태로 있다가 다음날 12시에 점심 겸 첫 식사를 한다. 그리고 저녁 6시 이전에 두부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끝낸다. 두부로 저녁을 먹으니까 포만감도 있고 맛도 좋다. 그리고 우선 뱃속이 참 편하다. 밤이 깊어도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아서 야식도 잘 안 먹게 된다. 오늘은 이렇게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두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두유에 간수를 넣어 단백질을 응고시킨 것이 두부다. 간수의 종류에 따라 맛이 달라질 뿐 아니라 굳히는 방법이나 모양 등의 차이로 종류가 다양하다. 부침용 두부와 찌개용 두부의 차이는 단단함이므로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연두부, 순두부, 생식용 두부는 질감까지 비슷해서 더욱 구분이 어렵다. 순두부는 틀에 넣어 물기를 빼기 전 응고되기 시작한 상태를 그대로 포장한 것이다. 연두부는 일반 두부와 순두부의 중간 상태로 팩째 굳힌 것이다. 생식용 두부는 압착 과정을 생략하고 그대로 멸균 처리한 것이다. 최근에는 두유에 젤라틴을 넣어 그대로 굳힌 것을 생식용 두부라고 하기도 한다.

 

  간단하게 두부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하자.

 

  순두부 

  두부를 먹는 아시아 3국 중 한국이 낳은 월드 스타급 두부다. 콩물에서 비지를 먼저 걸러내고 두유에 간수나 응고제를 넣어 굳혀, 굳지 않고 남은 두유까지 모두 팩에 담은 것이 순두부다. 몽글몽글해서 순두부찌개 외에도 달걀찜에 넣어 조리하기도 한다. 강원도의 초당두부는 즉석 순두부의 일종이다.

 

  고소아게

  일본이 낳은 응용 두부를 따라 만든 것, 일본의 슈퍼마켓 두부 코너에 가면 유부 옆에 나마아게, 아쓰아게라는 튀긴 두부가 있다. 두부를 저온에서 30분 이상 오래 튀겨낸 것이 고소아게다. 유부의 고소함과 두부의 촉촉함을 모두 가지고 있다. 

 

  유바

  두유를 40℃에서 끓이면 우유를 데울 때 우유 막이 생기듯 두유 속의 콩 단백질이 응고되어 생기는 막을 그대로 떠내 굳힌 것, 우리나라에서도 만드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지만 슈퍼마켓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니 한번 만들어 보자. 맑은 국에 띄워 먹어도 맛있다.

 

  콩비지

  두부 가게에서 공짜로 얻어올 수 있었던 비지. 산업폐기물이었던 비지를 이제 진공팩에 넣어 팔기도 한다. 비지찌개, 비지 부침개, 쿠키, 스콘, 고로케,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하다. 수분을 많이 빼내고 잘 볶아내기만 하면 빵가루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다. 

 

  고야두부

  얼린 두부를 훈풍 건조시켜 보존식품으로 만든 것인데, 중국과 일본에서 많이 먹는다. 스펀지 같은 질감이 소스를 잘 흡수해 입안에서 퍼지는 맛이 재미있다. 두부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기 때문에 두부를 꺼려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유부

  유부는 유부초밥용과 조림용, 우동에 올리는 판유부가 있다. 유부초밥용 유부는 두부 코너에 있고 판유부는 냉동 코너에 있다.

 

 

 

  두부의 기원

  두부의 기원은 중국으로  알려져 있다. 문헌에는 기원전 164년 한나라 회남왕 유안이 신선이 되고자 하는 열망을 담아 선식으로 먹던 것이 민간에 퍼져 지금까지 전해 내려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두부가 처음 전래된 것은 고려시대로 알려져 있는데 송나라와 원나라와의 교역을 통해 들어온 두부를 스님들이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아 사찰음식에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예전에는 두부를 포(泡)라고 하고 이름난 절에는 두부 만드는 절인 조포사를 두어 제수(祭需)를 준비한 것을 보면 승가의 두부 만드는 기술이 민가로 퍼져 나갔음을 알 수 있다.

 

  고려말 성리학자 이색의 문집인 <목은집>의 '대사구두부래향' 이라는 시에 두부의 명칭이 처음 나온다.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못 느껴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네.

이 없는 이,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다.

물고기 순채는 남방 월나라 객을 생각나게 하고

양락은 북방 되놈을 생각나게 한다. 

이 땅에는 이것이 좋다고 하니

하늘이 알맞게 먹여 준다.

 

  라는 글귀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두부는 건강식으로 두루 이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세종실록>에는  "조선에서 온 영인은 각종 식품제조에 교묘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특히 두부는 가장 정미하다고 명나라 황제가 칭찬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는 비록 두부가 중국에서 먼저 개발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나름대로 만드는 법과 요리법이 개발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일본은 각종 두부요리와 조제법으로 유명한데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조선의 두부 만드는 기술이 전파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진주성 싸움에서 경주성을 지키던 장군 박호인이 일본에 끌려가 도사노고오찌에서 두부 제조업을 시작한 것이 근세 일본 두부 제조업의 시초라고 한다. 일본도 중국처럼 다양한 두부와 조리법을 가지고 있다.

 

  두부의 영양

  두부의 재료인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하여 각종 건강식의 재료로 이용되나 조직이 단단하여 소화 흡수가 덜 되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두부는 가공을 거치게 되면서 난소화성 조직이 부드러워져 소화율이 95% 이상으로 높아지게 된다. 또 쇠고기나 콩을 그대로 먹을 때보다 지방분이 적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두부에는 성장, 발육, 신진대사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필수지방산, 칼슘이 풍부하고 비타민 A와 C, 토코페롤 등이 항산화 작용을 하여 세포의 노화를 방지한다. 식물성 여성 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해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 또 식이섬유인 올리고당이 풍부하고 열량이 낮다. 두부 반 모(약 100g)의 열량은 84칼로리 정도이며 80% 이상이 수분이므로 다이어트에 최적의 식품이다. 또한 칼슘은 우유 한 컵에 들어 있는 칼슘보다 많은 양이 들어 있어 칼슘 부족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이소플라본은 칼슘의 흡수를 촉진하므로 두부는 골다공증 예방식으로 좋은 식재료이다. 한방에서는 두부가 위와 장을 깨끗이 하기 때문에 소화를 증진하며 기를 돋우고 비위를 조화롭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두부를 구입할 때는 제조 날짜를 확인하여 구입일과 가장 근접한 것을 구매하도록 한다. 공장에서 나온 것은 팩에 들어 있어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간수가 깨끗하고 이물이 떠다니지 않으며 모서리 부분이 눌리거나 부서지지 않은 것을 구입하도록 한다. 판두부는 표면이 매끄럽고 모서리 부분이 부서지지 않은 것이 좋으며, 두부에서 약간이라도 쉰내가 난다면 오래된 것이므로 피하고, 냉장이 잘 되었는지 확인한 다음 전문점에서 만든 것을 구입한다. 두부는 수분이 많아 상하기 쉽고 물에서 건져내면 바로 물기가 말라 빽빽하고 맛이 없어지므로 보관에도 유의하여야 한다. 가능하면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이 좋은데 만약 바로 먹지 못하면 반드시 물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물을 자주 갈아주면 2주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두부를 얼려서 먹는 방법도 있다. 얼린 두부는 일반 두부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약 7배 높고 칼로리는 낮다. 두부를 얼렸다 건조하기를 반복하면 수분이 빠지면서 부패하지 않는다. 얼린 두부를 만드는 방법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 수분을 제거한 후 랩이나 팩으로 밀봉하여 냉동실에 넣어 얼린다. 하루만 얼려도 씹을수록 치즈의 식감을 느낄 수 있고 요리 전에 꺼내 전자레인지에 3~4분 해동 후 다시 한번 수분을 제거하면 된다.

  

  이제는 우리나라나 중국 같은 동양권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도 두부를 주목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 토푸티라는 음식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어떤 음식일까. 궁금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다지 신기한 음식은 아니다. 바로 두부를 얼린 아이스크림이기 때문이다. 

   토푸티는 부드러운 순두부를 얼린 다음 거기에 크림이나 설탕을 첨가해 먹는 것인데, 먹을 때 감촉이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다. 주로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나 몸에 젖당이 부족해 우유를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특히 달걀보다 영양가가 높아 식물성 성분이 아니면 어떤 음식도 먹지 않는 철저한 채식주의자인 베건(vegan)들이 무척이나 선호한다고 한다. 

 
  미국의 진보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인 마이클 무어가 그의 저서인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에서도 언급할 정도로 토푸티는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간식이다. 중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이민자들이 미국에 퍼뜨린 두부가 토푸티로 다시 태어났고, 머지않아 이것이 역수입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문화는 흐르는 물처럼 서로 돌고 돌며 영향을 받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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