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요리/먹고 마시는 것들의 역사

맥주의 역사, 인류 문명과 함께 해온 맥주의 역사, 임원희 맥주 저금통

율이파더 2021. 2. 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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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 역사, 인류 문명과 함께 해온 맥주의 역사, 임원희 맥주 저금통

 

 

 

  내가 술을 처음 먹었을 때가 언제인지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아마도 고3 가을쯤이 었던 것 같다. 추석 연휴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 살 위의 동네형이랑 무슨 의식을 치르듯 주(酒)님을 영접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처음 술을 배울 때 먹었던 술이 소주도 아닌 맥주도 아닌 그때 당시 1500원 하는 진로 포도주였다는 것, 왜 소주가 아닌 맥주도 아닌 진로포도주로 주(酒)님을 영접했는지 30년이 지난 지금은 기억이 가물거려 알 길이 없지만 한 가지 확실히 기억이 나는 건 그날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많이마셨다는 거, 그래서 지금은 와인을 입에 대지 않는다는 것 정도다.

 

  포도주로 주(酒)님을 영접한 것과는 달리 지금은 맥주를 즐겨 마신다. 인터넷 통계자료를 보니 여름엔 맥주, 겨울엔 소

주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류 선호도라고 하는데 나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맥주를 좋아한다. 그리고 쓴 에일보다는 탄

산이 들어가고 향미가 좋은 라거를 좋아한다. 하긴 세계맥주생산량의 70%가 라거라고 하니 주위에서 에일을 맛볼 기회가 없기도 하겠다. 몇 년 전엔가 맥주 발효통을 구입해서 에일맥주를 집에서 만들어 먹어본 적이 있는데 맛이 내입맛에는 맞지 안았다. 그 뒤로 에일은 찾지 않는다. 라거는 저온 발효, 에일은 고온 발효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에일은 호프 향이 강하고 쓰다고 한다.

 

  자 그럼 맥주는 언제 어떻게 먹게 되었는지 그 역사에 대해서 간단하게 몇 자 적어 보겠다.

  맥주의 어원은 '마신다'는 의미의 라틴어 '비베레BIBERE'에서 왔다고 한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맥주는 다음과 같이

불리고 있다.

독일 - 비어, 포르투갈 - 세르베자, 프랑스 - 비에르, 체코 - 피보, 이탈리아 - 비르라, 러시아 - 피보, 덴마크 - 오레트, 중국 - 페이주, 스페인 - 세르비자

 

  오늘날 우리가 즐겨 마시게 된 맥주는 언제부터 만들어진 것일까? 대개는 인류가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터 맥주도 함께 시작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 바빌로니아에서 시작되었다고도 하는데, 이는 1953년 메소포
타미
아에서 발견된 비석에 새겨진 BC4200년경의 비문에 나와 있는 '바빌로니아에서는 이미 발효를 이용해 빵을 구웠며 그 빵을 가지고 대맥의 맥아를 당화 시켜 물과 함어서 맥주를 만들었다'는 기록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수메르 민족의 가장 오래된 기록인 '모뉴멘트 블루'에는 방아를 찧고 맥주를 빚어 '니나(Nina 또는 Ni-Harra)' 여신에게 바치던 풍습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맥주의 원료로는 맥아, 호프, 효모, 물 등인데 각각의 성분과 역할은 다음과 같다. 

맥아 : 맥주의 주원료 , 단백질 등을 분해하는 각종 효소를 갖고 있다.

호프 : 맥주의 독특한 향기와 쌉쌀한 맛을 낸다. 덩굴식물로 독일, 체코, 등이 원산지이다. 맥주 제조에는 암꽃만 사용한 다고 한다.

효모 : 맥주 발효 시 맥아당을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만드는 역할을 하며 맥주의 맛을 크게 좌우하는 재료라고 한다.

물 : 물은 모든 주류의 품질을 결정하는 기본 요소로 맥주 또한 예외가 아니다. 대개의 경우 깨끗한 자연수를 정수처리 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맥주를 유리병에 담아 먹기 시작한 시기는 맥주의 역사에 비하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그 기록은 져베스 마컴이라는 작가가 1693년에 쓴 가사책 '영국의 주부'에 보면 ' 맥주를 병에 담아서 보관하려면 우선 가늘면서 입구 구멍이 작은

병에 맥주를 넣고 코르크 마개를 집을 꾸리는 끈으로 단단히 막아서 서늘한 지하실에 보관하도록 하세요'라고 쓰여 있는

걸 보면 그즈음부터 유리병에 넣어서 보관했던 것으로 보인다.

 

  맥주의 역사가 깊은 만큼 맥주를 생산하는 나라도 다양하게 많다. 그중에 대표적인 몇 나라를 살펴보도록 하자.

  독일, '순수한 맥주만을 고집하는 본고장, 독일은 양조의 역사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는, 자타가 인정하는 맥

주의 본고장이다. 독일에는 크고 작은 1364개의 맥주공장이있고 현재도 각기 독자적인 전통기술로 계속해서 맥주를 제

조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 맥주는 1516년 바이에른 공 빌헬름 4세가 제정한 '맥주순수령'으로 주원료인 대맥과 물 이외의 부가적인 원료 사용을 금지한 이후로 ' 순수한 맥주'가 그 특징이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독일은 14세가 되면 맥주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맥주는 명실공히 독일의 국민 음료인 것 같다.

 

  벨기에, 고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벨기에 맥주, 벨기에는 맥주 전통의 고장인 유럽 중에서도 엄선된 물과 원료로 손수 만든 청주, 맥주 등 고전 맥주의 '보고'라고 전해지고 있다.

 

  미국, 쓴맛 대신 산뜻한 맛을 중요하게 여기는 맥주 신생국 미국의 맥주 역사는 청교도를 실은 메이플라워호의 상륙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영국으로부터 맥아를 운송하여 주로 가내 소비를 목적으로 제조되었다. 미국의 맥주는 독자적인 방향으로 발전하여 색이 엷고 고미가 약하며 맛이 담백한 미국만의 맥주 타입을 이루게되었다. 양조 방법에 있어서는 발효와 저장기간이 비교적 짧은 속성맥주에 가까운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중국, 맥주 생산량 세계 3위의 국가 중국에서 맥주라고 하면 우선 청도비주를 떠올릴 것이다. 그이름 그대로 중국의 맥주 양조는 19세기 말 독일에 의해 청도에 동장이 세워지면서 시작되었다. 초기의 중국 맥주는 외국인이나 어떤 특정 계급의 사람들에게만 허용되었던 음료였다. 그러나 해방후에는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져 일반 서민들에게도 친숙한 음료가 되었다.

 

 

 

 

 

  일본, 유서 깊은 전통 맥주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는 서구인들의 왕래가 빈번해졌다. 맥주를 애음하던 서구인들은 맥주를 수입하는 도중 변질돼는 이유로 일본에서 직접 맥주를 제조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고 이에 1869년 미국의 양조 기사 코플랜드가 처음으로 일본에 맥주회사를 설립하여 맥주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1885년일본맥주(기린맥주의 전신)가 새로 설립되어 위 회사를 흡수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위에 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독일에서는 맥주순수령이라는 것이 있다. 맥주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이런 법령까지 만들어 보호했을까. 이번엔 맥주순수령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 - 도현신] 라는 책에 독일의 맥주순수령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다.

"476년 서로마제국이 붕괴되고 게르만족들이 서유럽에 정착하면서 중세시대가 열리자 맥주 문화는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갔다. 중세시대에 맥주의 제조와 판매는 기독교 수도원에서도 맡았다. 전쟁으로 인한 혼란에 휩쓸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학문과 기술 연구를 할 수 있던 곳은 수도원이 유일했다. 수도사들은 맥주나 포도주, 치즈 같은 것들을 제조해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맥주의 명산지로 이름 높은 벨기에에서는 1204년에 수도사들이 만든 레페 같은 훌륭한 맥주들이 지금도 전해 내려온다. 중세시대 이후 영국과 아일랜드 맥주는 에일이 주류를 이루었다. 에일은 알코올 도수가 높고 쓴맛은 강하지만 뒷맛이 깊은 향취가 독특한 맥주다. 아일랜드의 기네스 맥주도 에일에 속한다. 하지만 15세기 말 네덜란드의 철학자 에라스무스가 영국산 맥주를 마셔보고 "마치 맹물 같아서 아무런 맛도 없다"라고 혹평한 것을 보면 영국산 에일이 모든 사람의 입에 맞았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14세기 무렵이 되자 보리 말고도 귀리, 밀 같은 잡곡이 맥주에 많이 섞였다. 그러다 보니 맥주 맛이 이전만 못하고 보리를 재재하던 농부들도 보리가 잘 팔리지 않아 손해를 본다며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마침내 1516년 4월23일, 바바리아 공국의 빌헬름 4세가 맥주에는 보리와 홉, 물 이외에는 어떤 재료도 넣지 말라는 저 유명한 '맥주순수령'을 발표한다. 독일에서는 지금도 이 법안을 엄격하게 지키며, 이 때문에 독일 맥주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어떤 음식이든 개발도 좋고 개량도 좋지만 옛것을 순수하게 그대로 지키는 것도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독일의 '맥주순수령'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면 살이 찐다고 한다. 정말 맥주를 마시면 살이 많이 찌는 것일까? 술을 마실 때 살이 찌는 문제와 관련해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무슨 안주를 어느 정도 먹으며 식사와 음주를 어떻게 조절하느냐 하는 점이라고 한다. 맥주 한 병의 칼로리는 같은 양의 사이다와 별로 큰 차이가 없다. 맥주를 소주나 위스키에 비교해 본다면 동일한 알코올 함량에 비해 많은 칼로리를 잦지만 아랫배가 나오고 체중이 느는 것은 음주 시에 먹는 안주와 이와 곁들여 먹는 식사 때문이다. 맥주를 마실 때는 식사를 줄이거나 안주의 양을 줄인다면 맥주 때문에 아랫배가 나오고 체중이 늘어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앞에서 간단하게 알아봤지만 맥주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더 많은

이야기와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본인이 시간이 없는 관계로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이야기는 설탕에 관해서 알아보

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마시기 좋은 맥주의 온도는 몇 도일까? 각자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맥주의 알맞은 온도는 다르겠지만 미지근한 맥주로는 맥주의 진짜 맛을 알 수 없으며 너무 차가워도 맛이 떨어진다. 대체적으로 냉장고에서 차게 할 때 여름에는 마시기 전 3~4시간, 겨울에는 2~3시간 넣어 두었다가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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