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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만들기, 촉촉한 식감이 매력인 집에서 만드는 식빵

율이파더 2021. 3. 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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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만들기, 촉촉한 식감이 매력인 집에서 만드는 식빵

 

 

참 가깝고도 먼 빵 만들기의 세계다. 그동안 얼마나 식빵이란 녀석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가. 그 많은 실패의 숫한 나날들, 반죽을 조금만 되게 하거나 발효를 덜 시키면 벽돌작처럼 딱딱해진다. 아마도 그걸로 집을 짓거나 도둑이 들었을 때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용도로 써도 재격일 것이다. 또 반죽을 조금만 질게 하거나 발효를 많이 시키면 빵속에 공기구멍은 왜 그렇게 많이 생기는지, 그 공기구멍을 따라 지구의 내핵까지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 수 많았던 실패와 오욕의 세월을 뒤로하고 드디어 오늘 식빵 만들기에 성공했다. 그동안 실패의 원인들은 바로 반죽의 휴지에 있었다. 우리가 코 풀고 손 닦는 그 휴지가 아니다. 어느 정도 치대기가 끝난 반죽을 냉장실에 넣어서 쉬게 하는 것, 이 휴지라는 것을 해야 반죽의 과도한 글루텐 형성을 억제하여 빵을 구웠을 때 딱딱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덤으로 빵 내부의 결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식빵의 경우 휴지시간은 8시간에서 14시간 정도로 잡는데 전날 오후에 반죽을 들어가서 밤 10시쯤 냉장고에 휴지를 시키면 담날 아침 6시에서 12시 사이에 빵을 구울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이 휴지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다. 책에서도 그렇고 다른 레시피에서도 그냥 반죽하고 한두 시간 발효시키는 게 다였는데....

  

  식빵 하나 만들려고 오늘 하루만 1kg짜리 강력분 2봉다리를 날렸다. 그동안 식빵 만드는데 들어간 밀가루만 해도 25kg짜리 포대로 한 포대는 나올듯하다. 계속 실패만하는 내 모습을 보고 슬슬 한계에 다다른 와이프가 옆에서,

 

와이프 : "음 이런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나       : "하지마....."

와이프 : "아니 꼭 해야 할 것 같아서..... 식빵 그냥 사 먹자."

 

  내가 바라는 건 아침에 일어나 오븐에서 갓 구워낸 식빵을 꺼내 지난번 만들어 놓은 딸기잼 쫙 발라서 먹는 것이었다.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추가된다면 금상첨화! 어쨌든 식빵 만들기 결국 성공! 

  그런데 여기 들어간 돈 생각하면 사 먹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식빵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슬라이스 한 형태의 식빵은 1912년 미국 발명가 오토 로웨더가 자동 식빵 절단기를 발명하고 이후 1928년 미국의 칠리코드 베이킹 컴퍼니라는 회사에서 상용화되었다. 영미권 특히 미국에서 뭔가 대단한 발명품이 나오면 '식빵 이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흔히 표현한다고 하는데, 이 회사의 광고 문구가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빵의 반죽 배율 자체는 영국식으로 산업혁명 당시 운송기술의 미발달로 오랜 시간 보존을 위해 달걀, 유지류 등의 부재료를 넣는 것부터 시작했고 미국에 도입된 이유는 영국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은 데다 평소에 한꺼번에 물건을 사 두는 미국인의 생활습관과 잘 맞아떨어져서 라고 한다.

  미국에 도입됨과 동시에 틀에 넣어 구워서 장기간 유통, 대량생산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개량, 정착된 것이 현재의 식빵인 것이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
에서 볼 수 있는 빵중에는 그나마 서양의 주식용 발효빵에 가까운것이 식빵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흔히 빵이라고 일컫는 물건의 태반은 빵의 원조인 서양에서 보자면 과자에 더 가깝다고 한다. 실제로도 빵을 주식으로 삼는 나라의 경우 대부분 진짜 빵은 빵집에서, 그 외의 동양식의 빵과 비슷한 물건은 제과점(과자점)에서 판매한다고 한다.

 

  서론이 길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식빵 만들기 한 번 들어가 보겠다. 항상 시작하기 전에는 장갑을 끼더라도 손을 깨끗이 씻고 모든 베이킹 도구들은 뜨거운 물에 소독해 주기 바란다.

 

  먼저 재료 소개부터 해보자.

 

  식빵 레시피 재료 소개

 

강력분                   400g

설탕                      2T

소금                      2t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1t

미지근한 물(35℃ 전후)    250cc

버터                      10g

 

※ 계량은 계량스푼 T=테이블스푼, t=티스푼

 

 

 

 

  강력분 밀가루는 체에 밭쳐 입자를 곱게 만들어준다. 그래야 식빵이 식감이 부드러워지고 쭉쭉 찢어지는 결이 잘 생긴다.

 

 

 

  체로 쳐놓은 밀가루에 소금과 설탕을 부어서 주걱으로 골고루 잘 섞어준다.

 

 

 

  볼 두 개를 준비하고 하나의 볼에 뜨거운 물을 부어 준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볼을 그 위에 올리고 버터를 중탕해 준다. 

 

 

 

  볼이나 넓은 그릇에 이스트를 부어주고 따뜻한 물 250cc를 부어 이스트를 녹여준다. 

 

 

 

  이스트를 녹인 볼에 체에 밭쳐 쳐놓은 밀가루를 부어주고 버터도 함께 넣어준다. 주걱으로 골고루 섞어주고 어느 정도 섞였다 싶으면 손으로 반죽을 치대 준다.

 

 

 

  손으로 반죽을 치대다가 반죽이 한 덩어리로 뭉쳐지면 다른 볼로 덮어서 10분 정도 실온에 놔둔다. 10분이 지나고 다시 반죽이 매끈해질 때까지 치대 준다. 한 번 치댈 때마다 10분 정도 치대 주도록 한다. 그렇게 치대고 나서 반죽이 매끈해지면 다시 볼을 덮어 90분 정도 실온에 놔둔다.  

 

 

 

  그렇게 두 번 치대고 실온에 놔두기를 반복하고 부풀어 오른 반죽을 꺼내 도마나 식탁으로 옮긴 뒤 주먹으로 꾹꾹 눌러 가스를 빼준다. 어느 정도 가스가 빠지면 동그랗게 말아서 젖은 면포나 젖은 행주(물을 꽉 짬)로 반죽을 덮어준다. 그렇게 10분 정도 실온에 그대로 둔다.

 

 

 

  반죽을 밀대로 밀어 평평하게 펴준다. 밀대가 없으면 병, 텀블러로 해도 된다. 다만 병이나 텀블러로 할 때는 뜨거운 물에 꼭 소독해 주기 바라란다. 반죽이 탄력이 붙어서 밀대로 잘 안 밀려질 수도 있다. 그러면 손으로 꾹꾹 눌러가면 넓게 펴준다. 넓게 편 반죽을 가장자리로부터 돌돌 말아서 빵틀에 넣어준다. 반죽을 넣기 전 빵틀 구석구석 올리브 오일이나 버터로 반죽이 달라붙지 않게 꼼꼼히 발라준다. 반죽을 빵틀에 넣고 젖은 면포나 젖은 행주를 꽉 짜서 빵틀을 덮어준다. 그리고 위생비닐봉지에 넣어 입구를 밀봉한 후 냉장실에 넣어준다. 이렇게 8시간에서 14시간을 휴지 시켜준다.

(휴지기간 = 반죽의 지나친 글루텐형을 방지하기 위해 휴지기간을 준다. 지나치게 글루텐이 형성되면 빵을 구웠을 때 빵이 딱딱해진다고 한다.)

 

 

 

 

  반죽을 전날 10시에 휴지 시켰으니까 다음날 아침 6시에 냉장실에서 꺼낸다. 그리고 실온에 20분 정도 그대로 둔다. 그러면 반죽이 더 잘 부푼다고 한다. 그렇게 실온에서 20분을 놔뒀으면 이제 구울 차례다. 200℃로 예열된 오븐에서 18분간 반죽을 구워준다.

 

 

 

  18분을 구우면 아래와 같은 맛있는 식빵이 탄생한다. 식빵을 빵틀에서 꺼내서 오른쪽 사진처럼 손으로 쳐보면 텅텅하는 둔탁하면서도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나는데 이런 소리가 나면 속까지 다 익은 거라고 한다. 머 그 소리가 그소리 같더구먼.....

 

 

 

  식빵이 제일 잘 만들어지는 온도는 25℃ 정도라고 한다. 우리 집은 좀 춥게 지내는 편이라 집이 항상 20도에서 21도 사이다. 그래도 이날은 날씨가 따뜻해 21도를 조금 넘긴 것 같다. 다음부터 식빵 만들 때는 보일러를 좀 돌려야겠다. 

 

 

  식빵을 반으로 찢어 보았다. 시중에 판매하는 식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맛도 시중에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다. 따뜻해서 그런지 더 맛있는 것 같다. 

 

 

  

  갓 구운 식빵과 함께 먹을 감자수프를 준비한다. 감자수프에 없어서는 안 될 크루통도 바삭하게 구워서 준비한다. 감자수프는 감자와 양파, 우유와 생크림이 들어가서 아이들 영양간식으로 더 할나위 없이 좋다. 맛도 물론 끝내준다.

 

 

 

  오늘은 그동안 실패했던 식빵을 성공해서 기분이 한 껏 업이다. 아들 녀석과 와이프와 감자수프에 식빵 찍어 먹고 상쾌하게 운동하러 나가야겠다. 다들 즐겁고 맛난 주말들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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