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요리/양념장

파기름 내는법, 세상 깔끔하고 시원한 양념장, 파기름 양념장

율이파더 2021. 2. 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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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기름 내기부터 파기름 양념장 만들기까지

 

 

 

 

어릴 때 나는 파를 무척 싫어했던 기억이 있다. 어머니께서 맛있게 요리를 해서 밥을 먹으려고 식구들이 둘러앉으면 내가 맨 처음 한일이 파부터 골라내는 거였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 어머니에게 한대 쥐어 박히기 일쑤였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나이를 먹다 보니 언제 부턴가 내가 파를 먹고 있는 게 아닌가. 그때는 참 신기한 일이라고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파를 먹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깔끔한 그 맛과 독특한 향 때문인 것 같다. 나는 향이 많은 야채를 좋아한다. 미나리, 쑥갓, 셀러리 같은 야채를 무지 좋아한다. 그중에 파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그 알싸한 향과 깔끔한 맛에 반해 50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온갖 요리에 파를 넣어서 먹곤 한다.

 

  어릴 때 시골에서는 겨울 눈을 맞으며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며 놀곤 했는데, 한 참을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배도 고프고 그렇다고 밥 먹으러 집에는 가기 싫고 그래서 친구들끼리 남의 파밭에 들어가 아직 남아 있는 파를 뽑아서 모닥불에 구워 먹던 기억도 난다. 배가 고파서 그런지 그때는 엄청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내가 파를 먹게 된 건 아닐는지...ㅎㅎ

 

  오늘은 파를 이용해서 기름을 내는 방법과 파기름으로 양념장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백종원 님이 TV에서 한 번 했던 적 있는 방법이다. 유용한 것 같아 메모해 두었다가 한 번 해 봤는데 정말 이 양념장으로 라면이나 순두부찌개 같은 걸 끓이면 세상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한 번 끓여 먹어보고 지금까지 애용하고 있다. 많이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그때그때 꺼내서 먹으니 번거롭지 않고 좋다. 

  그런데 왜 우리 조상들은 파를 즐겨 먹었을까. 황천우 작가가 쓴 [식재료 이력서]를 살펴보자.

 

  <우리 조상들이 파를 왜 즐겨 먹었는지 그 해답은 조선의 천재 시인 이용희의 작품 [파 (葱)]에 잘 나와 있다. 

 

맛은 매워 장과 위 따뜻하게 하고 (味苦溫腸胃 미고온장위)

진액은 달아 신장 기능 도와주네. (津甘補腎陰 진감보신음)

시골 늙은이 오랫동안 먹으니 (田翁長取飾 전옹장취식)

미천하지만 병에 걸리지 않네. (居下病難侵 거하병난침)

 

  이용희에 의하면 파가 신장 기능을 도와준다고 했다. 신장, 즉 콩팥의 기능에 대해 살펴보자. 서울 대학교 병원 신체기관정보에서 인용한다. 

 

  첫째는 대사산물(중간 산물) 및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비축하는 배설 기능, 둘째로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 신선도 등을 좁은 범위 안에서 일정하게 유지하는 생체 항상성 유지 기능, 셋째로 혈압 유지, 빈혈 교정 및 칼슘과 인 대사에 중요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생산하고 활성화시키는 내분비 기능을 한다.

 

  이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는 몸이 극도로 피곤해지면 흔히들 '파김치가 되었다' 고 한다. 위의 사실대로 라면 파김치가 된 몸을 파김치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말이다. >

 

  이처럼 파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채소였으며 먹거리였던게 분명하다. 자 그럼 이쯤에서 파기름 만드는 방법과 파기름을 이용한 양념장을 만들어 보자.

 

  먼저 재료 소개부터,

 

 

 

 

파기름 양념장 레시피 재료 소개

 

대파                     1단

식용유                1.5컵

고춧가루               3컵

국간장                0.5컵

된장                     2숟가락

 

※ 계량은 밥숟가락, 종이컵 계

 

  먼저 대파는 쫑쫑 잘게 썰어준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한 컵 반을 부어주고 랜지에 불을 올리고 끓여준다. 기름이 어느 정도 뜨거워졌다 싶으면 썰어 두었던 대파도 부어준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대부분 파기름을 낼 때는 기름을 넉넉히 넣지 않아서 파를 태우기 일쑤인데 그러면 파기름에서 탄맛이 나서 맛과 향이 좋지 않다. 기름을 넉넉히 파가 푹 잠기게 넣어서 파를 튀기듯이 해야 파기름도 많이 나고 향도 좋아진다. 그리고 파가 세 번째 사진처럼 조금 갈색이 되었을 때 불을 줄이고 나머지 재료들을 넣어준다.

 

 

 

 

 

  진간장을 두르듯이 넣어주고 된장도 함께 넣어준 후 주걱으로 잘 풀어준다. 기름이라서 된장이 잘 풀어지지 않는데 그래도 골고루 저어 가면서 최대한 잘게 풀어준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고춧가루를 넣어야 되는데 고추가루를 넣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반드시 불을 끄고 고춧가루를 넣어야 한다. 불을 켠 채로 그냥 고춧가루를 넣으면 고춧가루가 금방 타버리기 때문에 파기름에 탄맛이 많이 난다. 될 수 있으면 불을 끄고 10초끔 기다렸다가 고춧가루를 넣으면 타지도 않고 맛있는 파기름 양념장이 만들어진다. 

  고춧가루를 넣은 후 다시 한번 주걱으로 골고루 잘 섞이게 저어 주기 바란다. 그렇게 만들어진 고추기름은 실온에서 조금 식힌 후에 적당한 용기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라면이나 찌개를 끓일 때 한 숟가락씩 넣어서 먹으면 된다.

 

 

 

 

  주말 음주로 인해 숙취에 시달린다면 콩나물국에 한 숟가락을 넣거나 라면에 한 숟가락씩 넣고 끓여서 먹으면 그 시원한 맛이란, 술이 확 깨는 맛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구정이다. 고향에 내려 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코로나로 인해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디에 있든 다들 음주 각이다. 그런 다음날 이 양념장을 넣은 시원한 라면 한사발 끓여서 먹어 본다면 아마도 파기름 양념장에 반하고 말 것이다. 

 

자 그럼 다음은 파기름 넣은 파기름 라면 포스팅을 올려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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